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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7, 2015

독재.후진국에서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이유 독재, 군사정권을 찬양했던 국정교과서 연구진, 다시 국정교과서 책임자로

‘국정교과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 교총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0월 11일 한국 교원총연합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학(歷史學)’적 관점이 아닌 ‘역사교육(歷史敎育)’적 관점에서, 미래 세대와 현세대의 올바른 역사관 함양과 역사교과서 내용 정립(定立)을 위하여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과정 필요하다’고 공식 견해를 밝혔습니다.
교총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과정에서 이념적으로 편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교총이 전개하겠다는 '대한민국 역사 바로 알기 및 바로 세우기 전(全)국민운동’은 집필진에게 객관적으로 역사를 집필할 수 있기보다는 무언의 압력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국정교과서를 놓고 벌이는 대립과 갈등,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지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교과서 발행제도’
한국 교총이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국정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다른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교과서의 발행 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교과서 발행은 ‘국정제’, ‘검정제’, ‘인정제’등으로 방식이 채택됩니다. ‘국정제’(Government-issued Textbook System)는 국가나 지방 정부가 직접 교과서를 제작,발행하여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제도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교과서’를 의미합니다.1

‘검정제’(Textbook Authorization System)는 민간이 교과서를 제작하여 국가나 기관에 심사받는 제도로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를 ‘검정도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인정제’(Textbook Adoption System)는 민간이 제작, 발행한 교과서를 국가나 지자체에서 인정한 후 목록을 만들어 학교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로 해외에서는 인정도서가 많이 사용됩니다. 한국에서도 인정도서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자료와 의견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는 방안 때문입니다.
‘자유발행제’는 정부가 일반 출판물처럼 교과서 제작 및 채택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국정, 검정, 인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육 담당 부서는 목록만 작성해 학교에 배포하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과서를 채택하는 방식입니다.

‘북한, 필리핀 등 독재, 후진 국가에서 국정교과서 사용’
세계 대부분 나라는 국정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고 검정이나 인정, 자유발행제 등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교과서의 선택 또한 교원 단체 등이 검증한 목록을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영국,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자유발행제’를 선택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호주, 벨기에, 이탈리아, 캐나다 등은 ‘인정제’를 독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은 검정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2

‘국정제’를 사용하는 나라는 ‘북한’, ‘필리핀’, ‘핀라드’ 등 소수 나라에 불과합니다.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는 나라도 초등학교는 국정제, 중학교는 자유발행제식으로 다른 제도를 적용하거나, 한 학교에서 과목별로 두 가지 이상의 제도를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발표된 ‘교과용도서 검정업무개선방안연구’ 논문은 국정제가 많은 지역은 아시아 지역으로 조사대상 19개국 중 26%인 5개국이며, 이런 현상은 정부가 교과서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논문에서는 자유발행제 국가의 숫자도 상당하며, 자유발행제 국가는 ‘자유민주국가로서 소득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세계 다른 나라는 검정제, 인정제를 넘어 자유발행제로 가고 있지만, 한국만 오히려 ‘국정교과서’로 퇴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국정교과서의 집필 내용’
선진국의 교과서가 자유발행제로 바뀌는 이유는 교과서마다 집필자의 역사인식이나 역사관이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교과서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교과서마다 구체적인 내용의 구성이나 전달 방식이 다를 경우 오히려 다양한 교과서를 접하는 편이 역사를 이해하기 빠를 수도 있습니다.
1979년 박정희 정권이 펴낸 국정교과서를 보면 5.16을 혁명이라 말하며 ‘박정희 장군을 중심으로 한 군인들은 나라와 민족을 혼란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하여 혁명을 일으켰다’고 서술했습니다. 1982년 전두환 정권에서 발행된 국정교과서에는 ‘박정희 장군’이라는 말이 빠지고 ‘박정희 등 군인들이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라고 바뀌었습니다.
현재 교과서를 보면 ‘5.16’을 ‘군사 정변’으로 지칭하며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이 군사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함으로 (장면 내각이) 집권 9개월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고 서술됐습니다.
하나의 사건이지만 역사 교과서가 바뀌는 이유는 국정교과서라는 이름으로 정권들이 역사를 자기들 편에서 서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국가에서는 획일적인 역사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유발행제’ 등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재, 군사정권을 찬양했던 국정교과서 연구진, 다시 국정교과서 책임자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를 박정희를 찬양하기 위한 수단으로 역사 교과서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82년 전두환 정권에서 발행된 국정교과서에는 제5공화국을 ‘정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모든 비능률, 모순, 비리를 척결하며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민주 복지 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게 빛날 것이다’라며 낯뜨거운 찬양을 늘어놓았습니다.
당시 이 교과서의 연구진에는 김정배 고려대학교 교수가 있었습니다.3 김정배 교수는 2015년 3월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와 검정제를 종합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국정교과서를 집필하는 총 책임자가 이미 독재, 군사정권을 찬양했던 연구진이었다는 사실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국민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김재춘 차관은 2009년 작성한 ‘교과서 검청체제 개선 방안 연구’ 논문을 보면 ‘일반적으로 국가가 개발하는 국정교과서보다 민간인이 개발하는 검.인정 교과서가 교과서 개발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더 많이 지닐 것으로 간주됨,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독재 국가나 후진국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제도인 데 반하여, 검, 인정 교과서는 이른바 선진국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제도’라고 밝혔습니다.4
대한민국의 교과서가 ‘국,검정 위주의 정책에서 검정이나 인정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은 세계 여러 나라의 교과서 발행제도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독 대한민국만 국정교과서로 돌아가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받았던 획일적인 역사교육을 다시 받게 하겠다는 독재, 후진 국가로의 복귀를 의미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단임제 대통령으로 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고집한다면 결국 정권이 바뀐 뒤에 그에 따른 책임과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며, 역사의 심판 또한 받게 될 것입니다.

1. 역사교과서 발행제도 및 외국사례, 국회입법조사처가 정진후 의원에서 보낸 자료
2. 교과용도서 검정업무개선방안연구. 함수곤 (한국교원대학교) 외, 2002년 12월
3. ‘국정’ 총책 국편위원장, 5공 교과서 제작. 교육희망, 윤근혁 기자
4. ‘교과서 검정체제 개선 방안 연구’ 김재춘 2009년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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