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일. 대한민국 국민들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기도하는 대통령 부부의 처연한 모습을 보았다. 처연 이란 표현은 그렇게 느껴졌기 때문이니 시비 걸지 마라. 대통령이 무릎을 꿇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일이라는데 대통령은 무슨 기도를 했을까. 남의 기도내용을 알고 싶다니 이것도 정상이 아니다.
사진출처-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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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신앙심을 가진 전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알려졌다. 남들이야 어떻게 평가하던 신앙이야 남이 보라고 가진 것이 아니니까 개의할 필요 없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원수도 사랑하고 착한 일 많이 하고 하나님 곁으로 간 다음에도 남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그런 사람으로 남으면 성공한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님들이 하신 말씀이 있다. '사람은 관 뚜껑 덮어 봐야 안다‘.
■사·자·방에 난리가
동물원에 갔던 친구가 사자 우리를 들여다보니 눈이 시뻘겋게 핏발 선 사자가 화가 나서 서성거리고 있더란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도무지 시끄러워 잠을 못 잔다는 것이다. 이해가 갔다. 요즘 ‘사·자·방’이 얼마나 시끄러운가.
한가하게 농담할 때가 아니다. 지금 국민들은 모두 ‘사자방’을 주시하고 있다. 국민은 4대강과 자원외교와 방위산업비리의 중심에 전직 대통령 이명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본인은 ‘구름 같은 얘기’라고 코웃음 한 방. 이명박은 독실한 신앙인이며 어머니로부터 ‘정직’을 운명처럼 ‘좌우명’으로 물려받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거짓말을 할 리 없고 그렇다면 국민 모두가 그를 믿어야 하는데 도대체 국정조사라니 이게 무슨 결례며 망발인가. 세상사 참으로 마음대로 안 되는 모양이다.
길을 걸으면 발자국이 남는다. 깨끗한 잔디 길을 걸어온 사람의 흔적이 없지만, 오물투성이 흙탕길을 걸어온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걸어 온 길을 보면 안다. 하긴 아무리 과거를 숨기려 해도 그게 쉽지 않다. 인간의 눈도 많지만, 하늘의 눈은 넘길 수가 없다.
머리를 스치는 사건을 얼핏 되살려 보니 BBK 사건, 의원직 상실 직전 국회의원직 사퇴, 그밖에 이것저것 등, 전직 대통령 이명박과 관련된 추문들은 일일이 거론할 수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것은 꼭 지적해야 할 것 같다. 2008년 6월 19일, 당시 대통령인 이명박은 광우병 시위와 관련해 사과하며 자신이 뒷산에 올라 들려오는 함성과 함께 ‘아침이슬’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얼마나 가슴 울렁거리는 감동적 참회인가.
마음속 신앙심과 실제 행동은 얼마나 일치되어야 진정한 신앙인으로 존경을 받는 것일까. 이 역시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으니 나름의 판단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좌우간 그는 겉으로는 세상에 둘도 없는 신앙인으로 보인다.
■전임 대통령 잘 모신다
2007년 12월 28일. 현직 이명박은 노무현 전임 대통령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퇴임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약속한다.
“반드시 전임자를 잘 모시는 전통을 만들겠다.”
(사진출처 - YTN 돌발영상 인터넷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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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생각날 때마다 호흡이 멎는다. 한 참 동안 숨을 못 쉰다. 그리고 벼락처럼 머리를 때리는 세 마디.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또한 “믿습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를 따라 외치던 함성들. 그 기억을 살리는 국민이 하나 둘일까. 국민들은 이제 노무현 대통령을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꼽았다. 그의 아픔과 분노는 사라졌을까.
전임 대통령을 잘 모시는 전통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역시 전임이 된 이명박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 사람은 겉으로 들어 내보이는 양심과 가슴속에 담고 있는 양심이 있다고 한다. 양심의 고통은 가슴속에 있다. 업보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 바로 업보를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니 업보라는 말의 의미나 알고 있을까.
이재오가 질타했다. ‘큰 도둑이 작은 도둑을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완구부터 물러나라’ 큰 도둑은 누구며 작은 도둑은 누구인가. 좌우간 큰놈 작은놈, 두 놈 모두 ‘도둑놈’인 것만은 분명하고 국민도 그것을 안다. 이재오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묻는다. 작은 도둑이 맞는 말인가.
4대강에 쏟아 부은 국민 혈세는 40조(4대강은 비리척결에 빠져있다.), 자원외교와 방위산업에서 날아간 혈세는 가늠도 할 수가 없다. 총알이 뚫고 나가는 방탄복. 물이 새는 군화. 적의 잠수함 추적은 불능이고 참치탐색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구축함. 포탄이 나가지 않는 탱크. 하늘을 지키는 전투기 결함 등. 부처님이라도 용서 못 할 방위산업 부정은 작은 도둑이고 큰 도둑이고 가릴 것 없이 개작두에 목을 올려야 한다고 국민은 굳게 믿는다.
이른바 친이명박 계라고 불리는 추종세력들은 지금의 각종 비리조사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실패한 무능 정치를 비판하는 국민 여론을 벗어나려고 벌이는 일종의 ‘탈출전략’으로 몰아간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우선 세금을 내는 국민의 이름으로 물어보자. 우선 이명박 정권에게 물어보자.
“똥별이든 방위산업 관련 고위공무원이든 너희가 국민의 위치에서 방위산업 비리를 목격한다면 어떻겠는가?”
“네 자식들이 군대에 가서 적과 싸우다가 방탄복이 뚫려 전사했다면 할 말이 없는가?”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예비역 똥별이 5명, 영관급을 포함하면 얼마나 더 많은 범죄자가 나타날지 가늠할 수가 없다. 바로 너희가 저지른 부정으로 과거 너희의 부하며 동료며 일가친척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을 것이다. 참모총장을 지낸 황기철이 통영함 비리관련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대답 좀 해라.
한국의 언론조건에서 저 정도로 비리가 보도된다면 그 깊이를 알 수가 있다. 일광그룹 이태규는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인물이다. 대종상까지 건드렸으니 기가 차다. 계열사가 9개. 참으로 더러워도 너무 더럽다.
포스코 압수수색으로 이명박 측근을 잡고 다음 이명박을 겨눈다는 소리가 파다하다. 이명박은 박근혜 대통령이 야속할 것이다.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처럼 전직 대통령을 잘 모신다는 약속은 할 수 없느냐고 말이다. 나중에는 어떻게 되든 말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보호는 이제 시효가 지났고 믿는 국민도 없다. 이명박은 믿는가.
정조준은 끝났다. 방아쇠만 당기면
‘이게 나라냐’ ‘이게 정치냐’ 귀가 따갑도록 듣는 소리다. 자신의 흠집이야 덮어두고 이제 국무총리가 된 이완구는 비리 척결의 기수인 양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며 팔을 걷어붙였고 그 옆에 얌전히 서 있는 법무장관 황교안, 죄 진 놈들은 간이 떨리겠지만, 국민들은 그놈이 그놈이라고 한다. 이런 불신이 깔려 있는 한 이완구의 어깨는 무겁고 도리 없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내 손을 씻기 위해서는 피를 더 묻혀야 한다.
빈대 잡기 위해서 초가삼간을 태워도 되는가. 내 몸이 구리다고 버릴 수 있는가. 나라가 썩었다고 외면할 수 있는가. 못한다. 운명적인 동행자다. 조상님이 태어나 살아왔고 부모가 우리를 낳아 길러주셨고 자식들이 살아갈 나라다. 이를 갈면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적인 인연이 바로 조국에 대한 사랑이다.
친이계의 좌장이라는 이재오는 박근혜 정권의 비리척결을 ‘정권 유지를 위한 일종의 ‘쇼’라면서 이명박 정권의 방패로 나섰다. ‘큰 도둑 작은 도둑론’도, ‘이완구 퇴진론’도 마치 누가 더 죄를 많이 지었느냐의 경쟁 같지만 그래도 도려내야 하는 비리요 부정이다. 비리검찰도 마음만 먹으면 비리를 척결할 줄 안다고 이해하면 된다.
전직이든 현직이든 비리와 관련된 자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 그 다음에 국민에게 나라에 대한 충성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은 신경 곤두세울 것 없다. 죄 진 것 없으면 억울하게 죽지 않는다. 자신도 죄를 지었으면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하고 그다음 국민들이 용서한다.
2012년 9월 2일, 12시부터 100분 동안 당시 대통령인 이명박과 박근혜 새누리 후보가 독대했다. 정치판에서 독대란 단 둘이 만의 비밀 회담을 말한다. 그들의 독대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밀약설도 끊임없다. 무슨 밀약인가. 두 사람은 알겠지. 그러나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 어떤 밀약도 소용이 없다. 죗값은 어느 누구라도 반드시 받아야 하니까. 사자방에 난리가 난 것은 밀약의 파기라는 설 때문이다.
이제 총알은 장전은 되었다. 남은 것은 하나. 언제 방아쇠를 당기느냐. 국민은 비리척결을 기다리고 있다. “믿습니까?” “믿습니다” “믿습니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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