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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31, 2015

아베의 미 의회 합동연설은 박근혜 외교의 완패 아베, ‘자위대도 군대다’ 본심 드러내



[플러스코리아타임즈  이하로 기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아베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그냥 그런거려니 하고 대단치 않게 생각한다. 또한 이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운명이 다시금 일본의 지배 아래 놓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이로써 일본은 자신들의 전범 국가로서의 인정과 사과를 건너뛰어 면죄부를 받게 됐다. 이런 호의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이 충만한 아베가 26일 의회에서 ‘자위대도 군대다’라고 한 발자국 더 나가버렸다.

일본 민주당과 진보 인사들, 아사히를 비롯한 언론, 그리고 평화 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인사들은 아베의 ‘무력을 사용하고 싶은 속내가 드러났다’고 시끄럽다. 하지만 이는 이제 눈치를 보아야 할 미국의 면죄부를 받아든 마당에 거리낄 것이 없다는 아베와 일본 우익들이 속내를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들이 무력을 사용하게 될 첫 대상은 당연히 ‘한반도’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하나 되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번 아베 총리의 의회연설이 단지 미국의 호의에 기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의 미국이 파트너로 일본을 택했다는 사실이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많다.

먼저 아베의 의회연설은 일본 외교의 완승의 결과라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07년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후 미 의회 로비에 집중해왔다. 집중해왔다는 표현에 전력투구 해왔다는 표현을 더하고 싶을 정도로 일본의 미 의회 로비는 그 이후 더욱 가열차게 전개되어 왔다. 이들은 주로 의회에서의 반일(反日), 또는 비일(非日)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로비에 집중해 왔다. 동해-일본해 표기, 독도 영유권 문제 등에서 연방의회와 연방정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가리지 않고 로비를 펼쳐왔다.

이들은 심지어 미국 곳곳에 세워졌거나 세워지는 ‘일군 강제동원 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하는 여론전과 로비를 펼치기까지 했다. 이런 일본의 로비에 비추어 한국 정부의 로비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히려 일본의 이런 로비에 맞서온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뉴욕 뉴저지 시민참여센터를 중심으로 한 미국 한인 동포 풀뿌리 운동단체들이었다.

이번 존베이너 하원의장의 아베 총리 상하원 합동연설 초청장 발송을 위해서 일본이 공식적으로 고용한 로비회사만 해도 4개 회사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한 개 회사는 지난 3년 동안 존 베이너 하원의 지역구인 클리블랜드에 상주해왔을 정도로 이들은 미 의회 내의 일본 우호 분위기와 우호세력의 확대를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쳐왔고 이번 아베의 미 의회 연설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왔다. 시민참여센터를 중심으로 한 한인들은 미 의회 잡지인 ‘The Hill’에 광고를 내는 등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들은 몇 천 달러의 광고비를 모금하는 데 실패해 관계자들이 빚을 내어 광고비를 지급하는 등 한인 동포사회조차 이번 일에 위기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번 일에 로비다운 로비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력도 로비도,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국 정부의 완패의 결과물이 이번 아베의 미 의회 연설인 것이다.

언제까지 일본 문제에 있어 한국은 재미 동포들에게 기대기만 할 것인가 하는 탄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번 아베의 연설 저지를 위해 나섰던 한 관계자는 “이제 앞으로 의회를 통한 일본 견제가 어려워질 것 같다”며 “한반도의 운명이 다시금 풍전등화에 처하게 되었는데 동포사회나 한국 국민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해 답답하고 참담하기까지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결과물로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으로서의 오명을 확실하게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면죄부를 받아든 것이다. 그 동안 일본의 전쟁에 대한 책임 문제에 대해 미국 행정부는 일본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기 위해 대충 넘어가자는 분위기였고 이런 행정부의 태도에 대해 견제구를 제동을 걸어온 것은 의회였다. 일본의 경제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로비의 결과 미 의회의 이러한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이 거두어진 것으로 보인다.

의회의 반대가 심할 경우 행정부도 자신들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못하는 것이 미국의 정치다. 공화당 정권이든 민주당 정권이든 항상 일본에 우호적인 행정부에 더해 이제 의회마저 일본과 밀월관계에 들어감으로써 일본의 군사 대국화, 동북아 맹주 등의 야욕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한반도에 대한 야욕도 더욱 노골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의 의회연설에 대한 미 의회 관계자들의 발언도 환영일색이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나는 열렬한 아베 지지자”(a great admirer of Mr. Abe)라고까지 지지 입장을 표해 미·일 밀착기류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일본 총리의 의기양양한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아베는 26일 일 의회 연설에서 ‘자위대도 군대’라고 발언함으로써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발언이 아베의 말실수라기보다는 의도된 발언으로 보는 것이 맞다. 아베는 이런 논란을 통해 자위대가 아닌 일본군(日本軍)으로서의 위상 확립을 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무력을 사용하고 싶은 속내가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베는 일본의 군사력 증대와 동북아 패권을 위한 순서를 차곡차곡 밟아 나가고 있는 것이다. ‘자위대가 아니라 이제 일본 군대다’라는 선언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렇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고 일본의 야욕이 노골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인식은 안일하다 못해 바보스럽기까지 하다. 그저 눈뜨고 당한다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한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조차 취하지 못하고 있다. 상전인 미국이 하는 일이니 거기에 대해 감히 말을 못하는 것이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기까지 하다.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일본을 자신들의 파트너로 인정해버렸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아직도 미국은 언제든지 한국 편일 것이라는 맹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사건 이후 보여준 한국 기독교와 우익들의 장면들은 한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5월 광주항쟁 때 ‘미국이 곧 우리를 구해주러 온다’고 믿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이 아닌 일본을 택했다.

이번 미국의 선택들을 보면서 한국 외교력의 부재와 한국 시민진보세력들의 안일한 미국의 동북아구상에 대한 대응들이 민낯을 드러냈다. 이제 일본은 아직도 지배층으로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친일세력들을 등에 업고 일 자위대가 아닌 일본군, 미일연합군의 한반도 주둔을 시작으로 제2 금융권을 앞세운 일본의 막강한 경제공세 등으로 한반도의 지배력을 차근차근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대한민국의 어느 정치세력도 이러한 구도에 저항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권교체가 이러한 일본의 야욕을 무산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통일 후에도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든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북한의 천안함 어뢰 폭침을 이제 와서 인정한 문재인을 보면 그가 미국과 일본에 대항하여 민족의 자주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결국 남은 것은 국민들의,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밖에는 기댈 곳이 없다. 주체적이지 못하고 민주적이지 못하며 심지어 정의롭지 못하기까지 한 정권으로는 이 나라의, 이 민족의 자주권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우린 지난 이명박근혜 7년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번 일본의 의회 로비에 대항하여 싸워온 미국 한인 단체 관계자는 ‘이제 이 난관을 돌파해나갈 길은 남북관계의 정상화밖에 없다’고 말을 한다. 김대중 정권 이후로 우리는 남북관계가 경색되었을 때 우리 민족의 자주권이 외세에 의해 침해당해왔으며 남북관계가 정상화일 때 외세가 침범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해왔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었다면 과연 미국과 일본의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시민의 힘으로 일구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외교를 펼칠 때 일본의 한반도 지배 야욕 같은 말도 안 되는 역사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아베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박근혜 정권의 외교 부재가 가져온 아베의 완판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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