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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29, 2015

“해수부·해경이 조사인력 상당수, 시행령 세월호 조사방해” 공무원권한 강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석태 위원장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위)의 조직 규모와 예산을 대규모 축소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발표한 것을 두고 세월호 특위가 ‘시행령 철회’를 요구했다.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3월 27일 입법 예고된 특별법 시행령안은 세월호 특위의 업무와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행정부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시킬 의도가 명확하다”며 “정부가 예고한 시행령안에 의하면 특위는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시행령안을 철회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7일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안은 그러나 특위가 요구한 안과는 많이 달랐다. 특위는 새월호 특별법 제15조에 근거해 특위 사무처에 120명의 인력을 요구했으나 시행령에서는 90명으로 줄었다.
  
▲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윤호 기자
 

또한 특위는 사무처에 3국 1관(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기획행정담당관)을 두자고 했으나 시행령은 1실 1국 2과(기획조정실‧진상규명국‧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로 바꿨다. 예산도 특위가 책정한 192억 원에서 130억 원 정도로 감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기자회견 자료집에서 “시행령에 구체적 증원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업무량 분석과 직무 분석을 거쳐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나 특위 활동기간이 구성 후 최장 1년 6개월에 불과함을 감안하면 업무량과 직무를 분석하고 관련 예산을 반영하다가 활동이 종료되어 실질적으로는 추가 증원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특위의 독립성을 침해할 여지는 커졌다. 특위의 핵심인 진상규명국은 규모가 줄었다. 특위는 진상규명국 산하에 조사기획과, 자료정보과, 조사1‧2‧3과를 설치하자고 했으나 정부는 조사1‧2‧3과로 축소했다. 예산과 인사, 홍보 등 사무를 담당하는 기획행정담당관은 기획조정실로 격상돼 권한이 커졌다. 
공무원이 임명될 기획조정실장에게는 ‘위원회 업무 종합 및 조정’, ‘각 소위원회 업무 분야 종합 기획 및 조정’ ‘조사신청의 접수 및 처리 총괄’, ‘종합보고서 작성 및 총괄 조정’ 등의 기능과 권한을 부여했다. 특위가 독립성을 위해 강조한 업무와 사무 분리 조항은 삭제됐다.

특위는 “특위는 특별법 취지에 따라 위원회 업무와 사무를 구분하고, 각 소위원회 위원장이 해당 국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업무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상호 배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하지만 해수부 시행령은 해당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사무부서에서 특위 업무 기능을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 박종운 세월호 특위 상임위원이 기자들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윤호 기자
 
공무원의 권한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가획조정실장에 해양수산부 파견 일반직 공무원을 임명하고, 각 핵심직위인 기획총괄담당관(해수부 3‧4급), 운영지원담당관(기획재정부 4급(추정)), 조사1과장(법무부 4급(추정)), 안전사회과장(국민안전처 4급(추정))에 파견 공무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파견 공무원 대 민간 비율은 42:43이지만, 비서나 기사업무를 수행하는 민간 채용 8급 4명을 제외하면 43:39로 공무원 숫자가 우위다.

게다가 공무원 파견인력 중 해양수산부가 가장 많은 9명(21.4%)이고 해경이 소속된 국민안전처가 그 다음으로 많은 8명(19%)이다. 특위는 “세월호 참사 대응의 주무부서는 해양수산부였으며 구조구난을 담당했던 부서는 해경이었다”며 “특위의 제1차 조사대상기관인 해수부와 국민안전처 공무원이 실시한 조사결과를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특위 조사대상은 ‘정부 조사 결과 또는 자료’에 한정됐다. 시행령에는 진상규명국 조사1과장과 조사2과장의 역할을 ‘정부조사자료 결과의 분석 및 조사’로 규정하고 있다. 특위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기존 정부조사에 면죄부를 부여할 수 있다”며 “정부조사결과나 자료의 오류를 확인하더라도 특위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세월호 특위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와대 정무특보가 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위원회를 ‘세금 도둑’이라 지칭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해양수산부에서 파견된 위원회 실무 지원단 공무원이 위원회 내부 문건을 청와대와 새누리당, 경찰에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인 이석태 변호사(오른쪽)가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김무성 대표와의 면담을 시작하며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태 위원장은 “이제 (특위가)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국민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특위가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할 것”이라며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시행령안 철회를 위해 함께할 것 제의 ▷대통령 면담 요구 ▷여야 당 대표 만남 제의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박종운 세월호 특위 상임위원은 시행령이 그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위법 무효 확인소송 및 각종 여러가지 법적 절차들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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