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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30, 2015

“천안함 의혹차단에 이명박 청와대가 나서 총지휘했다” 전 청 행정관 비록 ‘의혹 원점 타격’ 의혹세력 분류 처벌 주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기도

“천안함 의혹차단에 이명박 청와대가 나서 총지휘했다” 
전 청 행정관 비록 ‘의혹 원점 타격’ 의혹세력 분류 처벌 주도…종북세력으로 규정하기도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5-03-29)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더 이상 군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 대응하도록 지휘한 사실이 밝혀졌다.

청와대는 사고 직후부터 제기된 의혹과 이를 주장하는 이들을 분류한 뒤 종북세력 또는 대남심리전에 협조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으며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이른바 사이버 전투에 적극 참여시켰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

이 같은 진상은 천안함 침몰 이후 1년 여 간 청와대에서 천안함 TF 실무를 맡았던 이종헌 전 행정관이 최근 집필한 ‘스모킹 건(SMOKING GUN)-천안함 전쟁실록’에 자세히 기술돼 있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 직후인 3월 29일 청와대에선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이 주재하고 각 수석실 선임 비서관이 참가하는 ‘천안함 T/F’가 만들어졌으나 단 한차례 회의를 연 것이 전부였고, 실질적인 후속 대응은 없었다며 그래서 청와대 내의 천안함 관련 대책회의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 회의는 모두 세차례 열렸다고 이 전 행정관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내의 천안함 관련 대책회의>
-1차 회의(4월 13일) 외교안보수석·정무수석 주관, 청와대 국방·정무·언론·메시지기획비서관 및 행정관, 국방부 정책기획관·인사복지실장·대변인·합조단 대변인 참석. 회의내용 – 함미 인양에 따른 희생자 수습 등 현안 집중논의.
-2차 회의(4월 24일) 청와대 국방·대외전략·기획관리·정무·언론·메시지기획·행정자치·의전비서관, 행정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인사복지실장·정책기획관·대변인·합조단대변인. 회의내용 – 함수 인양 대비 사건 원인 추측 등의 대응 논의.
-3차 회의(5월 19일) 청와대 국방·대외전략·기획관리·정무·언론·메시지기획·행정자치·국정홍보·뉴미디어비서관 및 행정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국제정책차장·대변인·합조단대변인. 회의내용 – 합조단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공보·대응 방향 논의.

이 같은 청와대 내 대책회의를 두고 이 전 행정관은 “주요국면마다 열린 천안함 대책회의를 통해 천안함 국면의 정무와 공보 기제를 보강함으로써 청와대와 정부 부처간 선제적이고 통일적인 대응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합조단 조사결과 발표와 6·2 지방선거 이후 심화되는 천안함 의혹 주장과 사이버 대응을 위해 유관 비서관실의 행정관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수시로 개최됐다”고 평가했다. 이 전 행정관은 “그러나 민간과 군을 함께 아우르면서 의혹과 사이버심리전 대응을 위한 국가급 협력 체계가 필요했다”며 “천안함 국면 관리가 초기 국방부 차원에서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됐고, 이를 청와대가 주도해온 이상 천안함 진실 홍보와 의혹 대응도 청와대 나서야 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3월 27일 오후 천안함 침몰사건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다시 소집한 장면. 청와대 사진 @연합뉴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직후이자 지방선거(6월 2일)를 앞둔 5월 말 ‘모든 국가 유관 기관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통일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보고에 따라 대책기구가 마련됐다.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였다. 이 기구는 외교안보수석이 책임을 맡되 실제 운영은 국방비서관이 중심이 돼 국방부,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국군사이버사령부, 경찰청 등 관련 기관 국장급으로 구성됐다. 이 회의 역시 모두 네차례 열렸으며, 천안함 1주기인 2011년 3월까지도 개최됐다.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

-1차회의(6.28) 외교안보수석(국방비서관) 주관. 청와대 국정홍보·뉴미디어·언론·민정·국방비서관실 행정관, 국방부 정책기획차장·국방교육정책관·합조단 대변인,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 국정원·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경찰청. 회의내용-천안함 의혹 양상 평가와 대응 방향 수립 ‘장병 정훈 교육, 유엔안보리회의 대비’

-2차회의(7.20) 국방부서관 주관. 청 국정홍보·뉴미디어·해외홍보·민정·국방비서관실 행정관, 국방부 정책기획차장·합참처장·합조단 대변인·총괄팀장, 국정원·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경찰청. 회의내용-천안함 관련 의혹 대응, 홍보 방향 점검 ‘함조단 활동 종료 대비’

-3차회의(9.7 서별관) 국방비서관 주관. 청 국정홍보·뉴미디어·해외홍보·치안·국방비서관실 행정관,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정책홍보과장·조사본부장, 국정원·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경찰청. 회의내용-천안함 관련 온·오프라인 대응 방향 수립 <합조단 보고서 공개, 정기국회>

-4차회의(2011.3.7. 서별관) 국방비서관 주관. 청 국정기획·정책홍보·뉴미디어·민정·해외홍보·치안·국방비서관실 행정관, 국방부 정책기획 차장·조사본부 과장, 국정원·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경찰청. 천안함 피격 1주기 계기 의혹 대응 및 홍보 방향 수립 <천안함 백서 발간>

특히 이 전 행정관은 지방선거 직후 여권이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했던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여권은 천안함에 기대는 양상을 보였다”며 특히 5월 24일 공개된 한나라당의 ‘6·2동시지방선거 종합상황보고 D-10’이라는 대외비문건을 들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고를 통한 안보 이슈 부각과 실패한 전 정권 심판론을 주요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전략은 그 활용도 면에서는 유효하나 지나칠 경우 자칫 그간 당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해온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가 퇴색할 우려가 있고, 국민적 반감을 불러잉으킬 우려가 크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천안함 관계기관 대책회의와 함께 현재 대통령 선거개입에 나섰다가 덜미를 잡힌 국군기무사령부도 이 당시 천안함 의혹 대응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전 행정관은 이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첫 번째 전투”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이 실질적으로 전개된 첫 사례가 바로 천안함 이슈였다”며 “2010년 1월 11일 창설된 국군기무사령부는 지속적인 증강을 거쳐 ‘천안함 사이버 대전’은 신설된 사이버사령부가 부대 깃발을 걸고 참전한 첫 번째 전투였다”고 표현했다.

청와대의 개입 필요성에 대해 이 전 행정관은  “컨트롤타워 없이 각 조직과 기관이 알아서 하는 전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며 “천안함을 둘러싼 의혹은 북한의 대남 공격과 국내외 의혹이 혼재돼 나타났다. 북한의 주장이 국내외 의혹 세력과 다르지 않아 구분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의혹 대응이 간단치 않았다”고 썼다. 그래서 “천안함 사이버 대전의 승리를 위해서는 다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야 했”으며 그에 따라 청와대가 지휘하는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설치됐다고 이 전 행정관은 회고했다.

합조단 활동이 끝난 뒤에도 청와대가 주도했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은 천안함 사이버 의혹 대응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어학 능력을 가진 군 특기병을 활용, 주요 대상국의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합조단 조사 결과를 알리고 악성 유언비어에 대한 반박활동을 전개하도록 한 일을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라는 것.
▲지난 2010년 5월 24일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폭로한 한나라당 '대외비' 문건. 사진=송영길 의원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회의’ 첫 회의(2010년 6월 28일)에서 천안함 공식 블로그 개설 계획이 확정됐으며, 이들은 군 내부와 민간인에 대해 해당 기관들이 적법 절차에 따라 의혹 사이트를 차단하고 의혹 주장을 삭제했으며 관련 법률에 따라 의혹 제기자와 전파자를 찾아 처벌했다고 이 전 행정관은 전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상세한 판단도 청와대가 했다는 뜻이다.

이 전 행정관은 “천안함 의혹 대응의 특징이 청와대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라며 “최전방에서 발생한 국가 안보 위기관리 사안이었기 때문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과 정무수석실이 공동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응의 성과에 대해 이 전 행정관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 이유로 그는 △북한 소행임을 명명백하게 밝혀냈으며 △1번 어뢰 추진체 인양 △북한 수출용 카탈로그에서 이 추진체가 북한산 CHT-02D 어뢰임을 확인 △연어급 잠수정을 최초로 확인한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어전히 1번 어뢰의 정체와, 북한 수출용 카타로그라는 어뢰설계도의 진위, 연어급 잠수정의 존재 자체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전 행정관은 당시 청와대가 의혹의 내용과 그 세력에 대해 얼마나 치밀하게 검토하고 분류활동을 벌였는지를 상술했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싸잡아 ‘의혹세력’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 전 행정관이 분류한 기준은 크게 세가지로 이 세력은 △합리적 의심 그룹 △정치적 이해그룹 △북한 변호 그룹(종북세력) 등이다. 합리적 의심 그룹은 ‘왜 군이 빨리 출동하지 않아  승조원을 구조못했나’, ‘폭발이 발생했는데, 어떻게 승조원이 온전할 수 있는가’ 등의 의문 을 제기하는 집단으로 의심의 정도나 신념도는 가장 낮다는 것. 또한 ‘정치적 이해그룹’은 정부 반대세력으로 천안함을 정치적 사건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한 정치적 이해를 가장 우선시한다고 이 전 행정관은 분류했다.

‘북한 변호 그룹’에 대해 이 전  행정관은 “북한 대남 심리전 세력 또는 북한을 옹호·지지하는 이른바 종북세력”이라며 “천안함의 범인이 북한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해 부정하며 북한의 무죄 증명을 위해 애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의혹제기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 전 행정관도 “북한이 독자적인 무죄 증명 노력보다는 남한의 의혹 주장을 재활용해 자신들의 알리바이를 주장하기 때문에 각 세력들의 주장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 전 행정관과 당시 청와대가 바라보고 있는 ‘의혹세력’의 요구는 그 때나 지금이나 전면 재조사 또는 국정조사이다. 그런데도 이 전 행정관은 “이런 재조사 요구 뒤에는 다국적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번복과 정부 대응 조치와 후속 대비 태세의 부정 등의 의도가 숨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헌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집필한 ‘스모킹건-천안함 전쟁실록’(오른쪽). 
의혹의 내용과 관련해 이 전 행정관은 음모론이 더 재미있으며, 당시부터 지금까지 온라인과 SNS에는 정부 발표보다는 의혹 주장이 더 많이 떠돈다고 전하기도 했다. ‘천안함’이란 한글 워드로 구글 검색을 해보면 1300만 건(2014년 1월 기준) 이상의 자료가 나오며 대부분은 의혹에 대한 것이라고 그는 제시했다. 다만 그는 이를 두고 “한마디로 의혹의 바다이며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고 평했다.

의혹의 원천에 대해 그는 △일차적으로 언론보도(부정적 기사 31.7%, 긍정적 기사 6.4%-국방부 용역 2010년 10월) △언론의 의혹 보도를 소재로 한 2차 창작물 △더 무서운 것이 온라인과 SNS의 퍼나르기라고 썼다.

이 전 행정관은 “실제 천안함 피격 이후 6개월 동안(2010. 3~9) 인터넷 상의 유언비어 1324건에 대해 삭제와 폐쇄 요청이 이뤄졌으며 불법행위자 77명에 대해 수사가 이뤄졌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경찰청이 단속한 유언비어의 주요 내용은 천안함의 미군함 충돌 주장, 지방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한 정부 자작극 주장, 1번 글씨의 조작 주장, 남한의 선제공격으로 강제징집령이 내려졌다는 내용 등이었다고 그는 썼다. 하지만 이런 의혹의 제기가 1번 어뢰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범죄행위’로 몰 수는 없다.

이런 의혹의 확산자들에 대한 불만도 기재됐다. 대표적으로 유시민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가 그해 5월 17일 “북한이 한미합동훈련 중에 소리도 없이 타격하고 갔다는  얘기냐,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나,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와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북풍을 의도하기 위한  명백한선거 개입 행위규정, 서울광장서 밤샘농성한 것이 그 사례이다. 또한 이외수 작가가 5월 트위터에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소설을 써서 밥먹고 살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는 딱 한마디 밖에 할 수가 없다. 졌다”고 쓴 것도 이 전 행정관은 무수히 리트윗 된 사례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한겨레 경향 등 진보언론,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등 인터넷 매체의 트래픽이 천안함 사건을 기점으로 상승했다는 분석결과와 함께 소셜 미디어가 천안함 의혹의 근거지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종헌 전 청와대 행정관. 사진=스모킹건 
천안함 의혹에 대해 이 전 행정관은 여전히 의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천안함 관련 값싼 주장과 의혹은 번성했으며 끝도 없이 뻗어나갔다. 천안함의 비밀과 비공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일부 구회의원들의 의혹 주장과 전파는 그 효과를 더욱 증폭시켰다. ‘합리적 의문과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일부 단체와 인사, 일부 언론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의혹을 주장하고 전파했다. 이런 환경에서 북한의 천안함 관련 사이버심리전이 전개됐고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의혹의 생산 유포 실행 등에 이르는 거대한 천안함 의혹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의혹은 사이버 공간에서 더욱 기승을 부렸으며 그 연결망은 우리 국민과 재외교민은 물론 한글을 아는 동포와 외국인 등으로 세계 각국에 걸쳐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도 절반 가까이 천안함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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