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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y 24, 2015

"진짜 사장, 원로 배우 신영균은 응답하라!" [박진현의 제주살이] 파업 70일 부현일 제주방송지부장 인터뷰

JIBS제주방송지부(제주방송지부)가 임금 단체 협상 결렬로 지난 3월 18일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들어간 지 65일째 되는 날인 지난 21일 노조 사무실에서 부현일 제주방송지부장을 만났다. 부 지부장은 이번 파업이 최저 임금과 열악한 근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지만, '돈이 되는 뉴스'만 제작하는 관행을 바꾸고 지상파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JIBS제주방송은 2002년 문을 연 이후, 13년 동안 쌓아둔 이익 잉여금이 무려 320억 원에 달한다. JIBS 경영진은 이를 열악한 직원들의 임금과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사회에 환원하기보다는 돈벌이만 되는 외식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노조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역 여론이 모여 인터뷰 전날, 19개 제주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모여 'JIBS 방송 정상화와 언론 공공성 강화를 범도민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대주주는 신영균 명예회장과 아들인 신언식 회장이다. 신영균 명예회장이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영화배우이며, 지주회사인 '한주홀딩스'를 갖고 있다. 또 500억 원을 기부해서 배우 안성기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영균영화예술재단'을 만들었다. 그는 대형 연예 기획사를 운영 중인 양현석과 이수만을 제친, 연예인 부자 1위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두 번 지냈고, 현재 새누리당 상임고문이다."

범대위는 이날 출범 기자 회견에서 "실질적 소유주인 신영균 명예회장과 신언식 회장은 협상권을 김양수 대표에게 위임했다"며 "현 경영진은 대주주의 눈치만 보기 급급하고, 어떤 협상 권한도 갖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양수 JIBS 대표는 지난 1월 노조와의 교섭석상에서 "노조 요구를 들어주면, 주주들도 '자기들은 왜 안주냐?'면서 '우리도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진짜 사장 나와라"는 주로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에게 하는 외침이다.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 "진짜 사장 나와라"는 때론 대주주를 향한 외침이 될 수도 있다. 현 지부장은 "실질적인 소유주인 신영균 명예회장이 나서야 이번 파업이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inyoungkyun.com

"320억 원 이익 잉여금이 초창기부터 수익을 쌓아온 것이다. 직원들의 인건비를 줄이고,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를 줄이는 부분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중앙 부처에서 나온 지원금과 도청을 비롯해 '삼다수개발공사'와 같은 지역 공기업, 제주 지역 기업의 협찬금과 광고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 320억 원이라는 이익 잉여금을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기 위해 투자해서 제주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사업을 하더라도 방송과 연관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타 방송사 사례를 보면 미디어 센터를 만들어 문화 공간을 조성한다.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 안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 외식 사업 투자는 수익만을 위한 투자이지, 방송과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는 전혀 아니다." 

부 지부장이 지적했듯이 도청과 지역 공공 기관, 지역 기업의 협찬금과 광고가 320억 원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면, 그 돈은 제주도민들에게서 나왔다. 아무리 민영 방송이라고 해도 방송을 통해 벌인 수익을 방송 제작 환경 개선과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7개 언론 시민 단체는 지난 4월 초 성명을 내고 "JIBS 경영진이 지상파 지역 민영 방송의 공적 책임을 얼마나 소홀히 여기고 있는지 알게 됐다"며 "JIBS는 경영진과 대주주의 사유물이 아니"라고 규탄했다.

"여성 조합원이 유산해도 3일 만에 출근해야 하고, 임신해도 조근과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여성들이 출산한 후 모유 수유를 위한 휴식 공간조차 없다. 기자들이 태풍이 올 때는 나가서 30시간, 40시간씩 일할 때가 있다. 팬티까지 젖은 몸으로 회사를 들어와도 옷을 갈아입거나, 몸을 씻거나, 잠깐 쉴 공간이 전혀 없다. 아파도 차에서 잠깐 쉬는 게 전부다. 임금도 전국 지상파 최저다. KBS제주, MBC제주와 비교했을 때 JIBS 10년 차 임금이 두 방송사 초임에도 못 미치는 현실이다. 입사 당시에 120만 원 돈을 받고 수습 1년을 하기도 했다."

근로기준법 여성보호조항에는 임신한 여성은 야간 근로를 시킬 수 없으며, 산후 1년이 안 된 여성은 1일 2시간, 1주 6시간, 1년에 15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근로를 시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유산해도 3일 만에 출근해야 하는 실정이니,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졌을 리 만무하다. 부 지부장은 "2004년에 노조를 만들고 그다음 해에 단체협상을 체결했는데 사측이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주방송지부 조합원들은 이번 파업을 "13년 울분의 파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JIBS는 지상파이자 지역 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제주도민과 호흡하고 낮은 목소리를 듣는 역할도 해야 한다. JIBS는 그동안 돈이 되어야, 수익이 따라줘야 방송을 만들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데 5000만 원이나 1억 원을 협찬받고, 실제로 1000만 원이나 500만 원만 투자하는 사례도 있었다. 나머지 돈은 이익 잉여금으로 고스란히 쌓였다. 강정해군기지나 7대 자연 경관 논란 같은 굵직한 지역 현안과 여미지식물원, 한라대 등 투쟁 사업장의 낮은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 경영진의 정치적 관계와 이해관계에 방송이 좌지우지됐다. 프로그램 자체를 지시하거나 방해했던 사례들이 너무나 많다." 

작년 초 제주도로 이주하고 지역 뉴스는 JIBS <820뉴스>를 챙겨봤다. 하지만 솔직히 뉴스 기조와 질에 실망했던 것도 사실. 제주방송지부 조합원 50여 명은 파업 27일째를 맞이한 지난 지난달 13일 제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주방송이 지역 지상파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싸움을 계기로 진정한 도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파업이 장기화돼도 JIBS 경영진은 교섭석상에서 "지상파는 투자 가치가 없다"며 방송을 여전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 오히려 진솔하게 도민들에게 사과하는 조합원들이 방송의 공공성을 일구어나갈 주체다. 

"조합원 59명 중 현재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은 56명이다. 2명은 파업 초기부터 결합하지 않았고, 사실상 1명만 중간에 복귀했다. 오히려 조합원 3명이 추가로 가입했다. 파업이 길어지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흔들림 없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파업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면 이전에는 부서별 이기주의가 상당히 팽배했는데, 파업하면서 그런 것이 없어지고 조합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파업 이후 JIBS는 하루 네 차례 진행하던 뉴스는 메인 <820뉴스>를 제외하고, 전부 방송되지 않고 있다. <820뉴스>조차 사전 녹화와 축소로 땜질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편성 프로그램도 자체제작 8개 프로 중 6개는 불방되고, 2개는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민의 볼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사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범대위를 만들어 JIBS정상화를 위해 나섰다. 범대위는 20일 기자 회견에서 "파업이 장기화되어도 원희룡 지사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지금도 도민들의 혈세가 각종 지원금과 협찬광고라는 명목으로 JIBS에 TM며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 도정은 즉각 사태 해결에 나서고 방송이 정상화될 때까지 협찬이나 광고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 의회 김태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14일 의회 발언을 통해 "이 시대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언론의 자유가 실현되게 한 첨병은 바로 언론인들의 용기와 희망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원희룡 도지사를 비롯한 도정은 기업 내부의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70여 일 가까이 되고 있는 JIBS제주방송 파업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실질적인 소유주 신영균 명예회장에 달려 있다. 원희룡 도지사, 도의회와 지역사회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신 명예회장이 원로 배우로서 마지막 명예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방송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불명예를 선택할지는 미지수이다. 파업을 하고 있는 제주방송 노동자들과 제주도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신 명예회장 본인을 위해서도 방송의 공적책무를 지켜나가는 명예로운 선택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제주를 배경으로 중앙 지상파 방송이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멘도롱 또똣>보다 JIBS의 <최재혁의 뮤직파워>를 라디오에서 듣고 싶고, <잘잘특공대>, <뉴스토크 왜?>를 TV에서 보고 싶은 바람이 무엇보다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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