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후보자로 지명된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대해 경기고 동창이었던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를 변호하던 시절 당시 공안부 검사로 있던 황교안 후보자와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 원내대표는 1990년 대 초 노동운동하다 도망다니던 노 전 대표에 ‘그물방 수배’와 같은 무더기 수배령을 내린 검찰에 항의하기 위해 당시 공안 검사였던 황 후보자에 항의하기도 했으나 황 후보자가 냉정한 태도를 보여 실망한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황 후보자와 이 원내대표 노 전 대표는 모두 경기고 동기동창(72회)이자 친구 관계였다.
노 전 대표도 황 후보자가 과거 일부 공안사건에 연루된 경기고 동창을 많이 도와준 일이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노 전 대표는 2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초임 검사 시절, 노 전 의원이나 고 이범 백산서당 대표 등 고교 동창들이 공안사건에 휘말렸을 때 많은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한국일보의 인물 평에 대해 “기자가 그냥 그렇게 쓴 것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황 후보자는 그 때나 지금이나 생각이나 가치관이나 똑같다. 달라진 것이 없다”며 “특히 나랑은 생각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 달랐다”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 ||
황 후보자는 지난 2005년 안기부 삼성 X파일 수사 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하면서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을 불구속기소하는 데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이밖에도 과거 노 전 대표가 1990년대 초반 노동운동 관련 수사를 받을 때 변호했던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역시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황 후보자에 대해 친구라고 도와주기능커녕 실망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표는 1989년 인민노련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1992년 만기출소한 뒤에도 늘 수사망에 있었다고 이 원내대표는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원칙적으로 검사일을 처리했을 뿐 노 전 대표 외에 다른 (공안수사를 받던 동창들에) 도움을 안줬을 것”이라며 “특히 노회찬(전 대표)을 변호했을 때 아주 실망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가 검거됐을 때 자신이 변호했다는 이 원내대표는 “노 전 대표가 만기출소한 뒤에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대상이 됐을 때 검찰이 ‘투망식 수배’를 했다”며 “당시 ‘투망식 수배’는 도망안다니면 언제 잡힐지 모르게 한다는 점에서 인권침해였다. 그래서 당시 공안부 검사였던 황 후보자에 전화해 ‘법이 남용되고 있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그는 냉정한 공안검사였다”고 전했다. 그는 황 후보자가 노 전 대표를 수사하는 같은 부서에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런 비도덕적 공안탄압을 해소돼야 할 악폐라 생각해 항의했지만, (황 후보자가) 그런 악폐에 편승해 공안검사로 살아가는 처지를 바라볼 때 못마땅하면서도 안타까웠다”고 회고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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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과 대학시절의 황 후보자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모범생이었으며, 경기고 학도호국단장이었다”며 “교련복 입고 절도있는 생활을 했고, 대학에서도 모범생으로 생활해 사법시험에도 빨리 합격해 법조계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후 황 후보자가 공안검사의 길을 걸으며 삼성 X파일 수사 땐 삼성과 검사는 불기소처분한 반면 노 의원과 이상호 MBC 기자만 기소했으며 장관이 된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배제하라고 기소한 반면 통합진보당은 강제해산 시키는 등 권력의 편에만 선 법률가가 아니냐는 평가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신중하게 평가했다. 그는 “X파일 사건이나 삼성 사건과 같이 돈과 힘이 강하거나 주요 계층에게는 약한 칼을 들이대고, 힘없는 사람에게는 원칙적으로 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안다”며 “내가 구체적으로 했던 사건이 아니라 자세히는 몰라도 결과가 보여주는 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장 승진이 안돼 옷을 벗으려 할 때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이 원내대표가 황 후보에 전화를 걸어 만류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시 황 검사는 공안전문으로 검찰 내 인사고과 점수가 높았으나 검사장에서 누락돼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한테 연락을 했다”며 “당시 천 장관은 ‘공안검사 경력에는 다른 잣대를 대야 한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영원히 인사에 누락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해서 그 얘기를 황 후보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칫 당시 공안쪽 라인에 있는 이들이 법무장관의 인사가 맘에 안든다고 집단사표라는 불복행위에 동참하지 않을까 걱정돼 얘기한 것”이라며 “다행히 황 후보는 이를 수긍하고 성남지청장으로 갔으나 정작 천 장관은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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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황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노회찬 전 대표는 “이번 인사는 황교안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문제”라며 “지금 국민이 원하는 국무총리가 과연 공안검사 출신인가”라고 반문했다. 노 전 대표는 황 후보자가 기득권과 권력의 편에 섰던 법률가라는 평가에 대해 “그래서 국무총리로 그런 사람이 필요한가 하느냐는 것”이라며 “국무총리에 공안통을 임명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이 국무총리 자리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도 적극적인 검증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황 후보자에 대해 친구로서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과거 공안검사와 민변 변호사로 만났을 때처럼 검증할 것이며, 황 후보자 본인도 우리가 봐주기를 원치않을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공적 기준으로 추호의 사적인 감정이나 흔들림 없이 인사청문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황 후보자에 대한 새로운 내용도 현재 많이 나오고 있다”며 “장관 청문회 때와 다르게 검증해야 할 새로운 자료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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