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만에 희생자 304명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배상금 지급안이 나왔다.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특별법’이 지난달 29일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빠르면 5월 말부터 배‧보상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2일자 종합일간지 1면에서 실린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를 보면 보상금 액수를 강조한 신문사들의 제목이 눈에 띈다. 다음은 세월호 관련 종합일간지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세월호를 돈으로 덮으려는 정부>
국민일보 <정부, 세월호 선체 인양한다>
동아일보 <정부, 세월호 배상-보상금 발표…유족들은 반발>
서울신문 <세월호 배‧보상금 학생 8억2000만원‧교사 11억 4000만원>
세계일보 <단원고 희생 학생 8억2000만원 지급>
조선일보 <‘세월호 배‧보상’ 학생 1인당 8억2000만원>
한국일보 <단원고 학생 배상금 4억2000만원 세월호 유족 “진상 규명 먼저” 반발> 

  
▲ 중앙일보 1면.
 
  
▲ 조선일보 1면.
 
서울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단원고 학생들이 1인당 8억2000만원을 보상금으로 받는다고 제목에서 강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지급하는 배상금, 국민성금으로 지급하는 위로금(3억), 보험사가 지급하는 여행자 보험금(1억)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인 8억2000만원을 제목으로 뽑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유가족들이 많은 보상금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일보는 학생의 배상금을 4억2000만원으로 적었고, 유족들이 돈보다 진상규명을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한 발 나아가 정부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여론을 돈으로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1면 톱기사로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을 결정했다고 단독 보도하며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1면에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가 없었다. 중앙일보는 3면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배상‧보험‧위로금 평균 금액을 상세히 전했고, 한겨레는 5면에서 세월호 희생학생 배상금이 4억2000만원이라고 상대적으로 간략히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보상금을 두고“과거 대형사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금보다 금액이 많은 편”이라며 “성수대교 붕괴(1994년) 때는 사망자에게 1억2200만원의 배상금과 지자체 예산으로 1인당 1억5000만원의 특별위로금이 지급됐다”고 비교 보도했다. 그러나 21년 전 배상금과 현재 배상금을 단순 비교할 순 없다.
조선일보는 또한 세월호 배·보상 심의위원회가 국가부담 배상금과 보상금으로 14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하며 세월호 유족 등에 대한 긴급복지금, 휴직·휴업지원금, 심리안정 치료비 등 지원금으로 534억원 가량이 추가 집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선과 동아의 경우 천안함 사건 희생자가 받은 보상금이 7억 5000만원~9억 1000만원(조선), 7억5000만원~8억원(동아)이라고 보도하며 세월호 희생자가 천안함 희생자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는 점을 비췄다.
  
▲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정부가 진상조사나 인양 계획에 대한 언급 없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액부터 서둘러 발표하면서 진상조사 요구를 돈으로 무마하려한다”고 보도했다. 단원고 희생자 신호성군의 어머니 정부자씨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1년이 지나도록 진실을 밝히려 노력한 게 하나도 없는 정부가 ‘돈만 주면 끝’이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1일 내놓은 배상 계획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관재(官災)가 아니라 단순한 교통사고로 인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일보 또한 “정부 발표가 여론을 호도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한 뒤 박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억 단위 배상금을 앞세워 발표해 국민들에게 유가족이 돈을 많이 받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민일보는 “정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는 16일을 전후해 인양 방침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세월호 선체 인양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는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쪽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뒤 여권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정부가 국민여론 등을 종합한 결과 선체를 인양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정부는 인양 방침을 확정지은 뒤 국내외 인양전문 업체에 인양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국민일보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