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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7, 2015

박근혜보다 조중동이 더 나쁘다 [손석춘 칼럼] 세월호 어머니의 절규, "당신, 사람인가? 짐승인가?"

“사람인가, 짐승인가?” 

생때같은 10대 아들 성호를 세월호 참사로 잃은 어머니 정혜숙 씨가 던진 물음이다. 삭발한 어머니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닦아 달라,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절규했다. 그 물음에 가장 먼저 답할 사람은 누구인가. 특별법을 마치 선심 쓰듯 만들어놓고, 그 누더기 법조차 시행령을 통해 무력화에 나선 세 사람, 대통령 박근혜와 국무총리 이완구,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이다. 진상 조사 주도권을 정부가 쥐고 조사범위도 정부 발표자료 분석에 한정하는 시행령에 유족의 반발은 당연한 권리다.  

최근 흐름을 톺아보면 저들 또한 반발을 예상한 듯싶다. 시행령 발표 뒤 정부는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수억 원의 배·보상금을 지급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체 무슨 깜냥인가? 돈으로 여론전을 펼 셈인가? 유족들 삭발에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 뜻’만 밝혀 어물쩍 넘어가겠다면 그 또한 여론전의 연장이다. 문제의 핵심은 고약한 시행령 아닌가.  

3인에 이어 ‘사람인가 짐승인가’에 답해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기자들이다. 권력과 국민 사이엔 언론이 있다. 가상해보자. 정부 발표를 언론이 무시하면, 권력은 그것을 국민 다수에게 홍보할 길이 없다. 그 구실을 언론이 한다. 바로 그렇기에 언론은 정부 발표를 전하되 비판적 시각을 지녀야 옳다. 기자의 ㄱㄴㄷ이다.

그런데 어떤가. 조선일보는 발표 다음날 1면에 “세월호 배‧보상 학생 1인당 8억2000만원” 제하의 기사에서 “학생 250명에게 1인당 평균 8억2000만원, 교사 11명에게 평균 11억4000만원이 지급된다”고 보도했다. 시행령의 문제점에 소극적인 보도와 사뭇 대조적이다. 1면에 이어  3면 전면에 걸쳐 ‘돈’을 편집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세월호를 ‘돈’으로 덮으려는 정부’라는 표제로 1면 머리를 편집했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저널리즘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증언한다. 경향은 진보적이고 조선은 보수적이어서 그런가? 전혀 아니다. 저널리즘 기본의 문제, 아니 그 이전에 사람으로서 품격의 문제다.

오해라면 답하기 바란다. 정부의 느닷없는 배·보상금 발표를 그동안의 관련보도와 달리 크게 부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행령에 세월호 유족의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 아닌 무엇이 있는가? 하여, 조선일보를 비롯해 정부가 발표한 ‘돈’을 아무런 비판 없이 용춤추며 부각한 신문과 방송의 기자들에게 성호 어머니의 질문을 던진다. “사람인가, 짐승인가.”  

돈이면 다 된다는 ‘돈 생각’ 하는 자들이 한국 사회에 무장 늘어나는 살풍경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앞서 지목한 3인과 기자들에게 솔직히 묻고 싶다. 혹 유족들이 그 정도 돈을 받았으면 그만 됐다고 판단하는가. 

먼저 3인에게 정중히 묻는다. 당신에게 10억 줄 테니 아들이나 딸, 또는 동생이 죽어도 ‘가만히 있어라’ 한다면 어쩔 셈인가? 물론, 당신들은 어림없을 터다. 당신들의 재산은 이미 곳간을 채우고 넘치지 않은가. 대통령은 해마다 수억 원을 불리고 있지 않은가. 혹 안산 사람들은 재산이 없기에 그 정도면 숙지근해지리라 생각했는가?

권력 추구가 아니라 권력 비판이 생명인 기자들에게 묻고 싶다. 자신의 기사가 그렇게 편집되어 보도되어도 괜찮은가? 3개 신문과 3개 방송에서 주는 연봉 때문에 할 말을 못하는가? 그렇다면 어떤가, 조선일보 사장 방상훈이 지난해 주주배당금으로 38억 원을 받은 사실은. 당신이 현장에서 ‘기레기’ 욕을 먹어가며 뛰고 있던 2014년 내내 그는 무엇을 했을까. 어떤 일을 했기에 배당금만으로 월 3억 이상을 챙겼을까. 세월호 유족을 돈으로 능욕한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정말이지 묻고 싶다.

기실 적잖은 국민이 세월호를 ‘단순 교통사고’로 보고 있다. 그만큼 받으면 이제 됐다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짜장 소수일까? 아니다. 조중동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 종편방송을 즐겨보는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그렇게 생각한다. 바로 그래서다. 어쩌면 3인보다 더 나쁜 ‘사람’은 나팔수들이다.  

  
▲ 손석춘 언론인
 
‘희생자들의 형제자매’가 연 기자회견에서 동생을 잃은 언니 남서현은 “그동안 우리 형제자매들은 부모님께 걱정을 끼칠 것 같아 묵묵히 있었지만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지금 이런 식이라면 이 나라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신문의 날’ 새벽이다. 한국 언론이 그 창간일을 신문의 날로 기념하는 독립신문은 의병을 ‘비도’로 쓴 원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의 범죄가 모면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세월호 유족을 더는 능욕하지 말라. 잘못을 깨달았다면, 저 오만한 3인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말라. 그것은 더도 덜도 아닌 기자의 기본책무다. 물론, 짐승이 아니라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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