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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14, 2015

이명박은 이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 [미디어오늘 1008호 사설] 불법 도·감청장비 도입과 이명박의 활보, 2017년 대선

국가정보원의 위장명칭으로 드러난 ‘5163육군사단(The 5163 Army Division)’이 2012년 불법도입한 RCS(Remote Control System) 등 도·감청장비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Hacking Team)’의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이 2013년 3월26-27일 이 회사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불러 ‘유지보수’ 훈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상 유지보수 훈련은 프로그램 사용 뒤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당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2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어 4대강을 거대한 ‘녹조라떼’로 만든 데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둘러싼 비리와 횡령 사건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즐겁게 활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는 분노가 끓어오른다. 많은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국가정보원 등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이같은 사실을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전후해 알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 후를 대비해 ‘안전장치’를 해 뒀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많다.
  
▲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 연합뉴스
 
이번에 드러난 불법 도·감청장치 도입 사건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정보원 등이 벌인 조직적인 댓글 조작에 이어 헌정질서와 국기를 흔드는 쿠데타나 다름없다. 이명박근혜 정부들어 국가정보원(National Intelligence Service)이 박정희 유신 독재 시절 고문과 철권통치의 상징이었던 중앙정보부(Central Intelligence Agency)로 돌아간 셈이다.

이대로 가면 2017년 대통령 선거는 해보나 마나 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을 적당히 넘어가서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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