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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지난달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 관련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달 7일 정부세종청사. 최경환 경제부총리(당시 국무총리 직무대행)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24개 병원 명단을 모두 공개했다.
최 부총리는 메르스 현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환자가 단순 경유한 18개 의료기관은 사실상 감염 우려가 없다”고 답했다. 환자가 거쳐 갔는데 감염 우려가 없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우리(정부)는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 병원 이용에는 차질이 없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청와대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이 밝히고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 부총리에게 메모를 전달했는데 그 메모에 ‘BH(청와대)요청이라고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가 청와대의 요청 사항을 그대로 읽었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이어 “정부 명단 공개 후 경유 병원 18곳 중 5곳의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정부 발표가) 하루 만에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병원 명단 발표 다음날인 8일 여의도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동탄성심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틀 뒤 10일엔 평택굿모닝병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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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부총리가 지난 7일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단순 경유한 18개 의료기관은 감염 우려가 없다”고 발표한 내용이 청와대의 지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화면 아래 'BH 요청'이라고 적힌 부분이 보인다. © 뉴스타파 |
모르쇠 일관하는 청와대.. 진실공방으로 번질 듯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도 “단순 경유 18개 병원은 감염 우려가 없다고 발표를 했는데 그 판단은 최 부총리가 발표할 당시 준비된 내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전 국민적 불안감은 바로 청와대가 확산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시한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이 실장은 “아마 병원 공개 문제는 지난달 3일 대통령이 지시했기 때문에 그 뜻이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파악 해보려고 했나”라는 질문에는 “낭독 중 그런 문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같은당 이춘석 의원은 “청와대에서 요청한 중요한 사항이 비서실장도 모르고 담당 수석도 모르는 일이 벌어진다면 이게 정상적이냐”며 이 실장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항간에 청와대가 수석과 비서실장을 배제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3인방’ 특히 부속 실장을 겸하는 분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서면을 다 심사해 수석과 비서실장은 큰 역할을 못한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실장은 “제 직을 걸고 말하는데 염려하지 말라. 그런 사실은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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