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임과장 사망 현장에 먼저 도착했다" 소방서 녹취록 공개, '국정원 직원들'이 현장 수색 주도

지난달 18일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숨진 현장에 국정원 직원들이 경찰보다 먼저 도착했음을 입증해주는 소방서 녹취록이 공개돼, 경찰 때문에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국정원 주장이 거짓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을 예고했다.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도의원은 6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지난달 18일 오전 11시20분 29초부터 11시24분12초까지 통화한 내용을 보면, 상황실 근무자가 "보호자는 어디 계시는데?"라고 묻자, 출동 소방관은 "보호자는 이쪽에 나온 거 같진 않고 집에 있고 직장동료분이 근방에 계셔서 저희랑 한번 만났습니다"라고 답한다.

상황실 근무자가 이에 "아, 직장같이 다니는 사람이?"라고 되묻자, 출동 소방관은 "네, 직장동료가 인근에 계셔서 직장은 서울에 있으신 분이고 여기 (용인시 이동면) 화산리 쪽이랑 해서 자주 왔다갔다 하신답니다"라며 "직장동료분이 인근에 있어서 보호자한테 연락을 받고 저희랑 지금 만났어요"라고 답했다. 

상황실 근무자는 그로부터 10여분 뒤인 오전 11시35분에 출동 소방관에게 '시궁산 정상쪽'으로 수색하라고 지시했다가 갑자기 '도라지골'(고라지골)로 수색장소를 변경하면서 혼선이 생기자 "그 관계자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말했다.

출동 소방관이 "어디 관계자?'라고 묻자, 상황실 근무자는 "그 저기 위치추적 관계자 같이 없어요?"라고 반문했다. 

출동 소방관은 그러자 "없어. 그 사람들 차 가지고 가서. 그 사람도 나름대로 찾아준다고"라고 말하자, 상황실 근무자는 "그럼, 그 사람한테 전화해 가지구요. 도라지골 어디로 올라가는 건지 그 쪽도 한번 이렇게 수색을 하라고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두번째 통화는 11시35분10초부터 11시36분33초까지 이뤄졌다.

이는 국정원이 임 과장의 위치추적을 했으며, 복수의 국정원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수색작업을 주도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어서 파장을 예고했다.

양 의원은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 소방관이 통화한 시간대와 내용을 보면 복수의 국정원 직원이 수색현장에 먼저 도착한 정황이 뚜렷하다"며 "국정원은 이들이 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유와 현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