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포를 쏜 사실을 부인하고 연천 주민들도 북의 포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 속 군 당국이 폭탄의 증거를 내놓고 관련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은 20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긴급보도를 통해서 "괴뢰군부 호전광들은 아군이 남측으로 포탄 한 발을 발사하였다는 있지도 않는 구실을 내대고 아군 민경 초소들을 목표로 36발의 포탄을 발사는 분별없는 망동을 부리였다"고 비난했다.
군 당국이 20일 오후 3시 53분경 고사포 1발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야산에 낙하했고 오후 4시 12분경 직사포 수발이 군사분계선 남쪽 700미터 근방에 떨어졌다는 발표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북은 특히 "괴뢰군부 자체가 아직까지 아군포병의 발사원점도, 자기 측 지역에 있어야 할 포탄의 낙탄지점도 확인하지 못하고 아군이 발사하였다는 포탄이 고사폭탄인지, 소총탄인지, 로켓탄인지 분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군사적 도발을 거리낌없이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포탄을 쏘지도 않았는데 우리 군 당국이 대응 사격을 하면서 역도발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천군 접경지역 주민들은 북의 포격 사실을 인지하고 못했고 군 당국의 대응사격이 이뤄지는 시점에 대피했다.
중면 삼곶리 주민 이광일씨는 오후 5시 넘는 시각으로 기억한다며 십여발 포 소리를 들었다. 연천 횡산리 주민 천병호씨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두발씩 10여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간격이 빨랐다"라고 말해 우리 군 당국의 사격 소리를 들었음을 시사했다.
그런데 군 당국이 발표한 북의 고사포 1발과 직사화기 수발이 발사됐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주민은 찾기 어렵다. 이유는 무엇일까.
연천군 전곡읍에 거주하고 있는 김두삼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포가 떨어진 지점과 이를 쐈다고 하는 예상 지점이 직선거리로 10킬로미터다. 고사포와 직사포 소리가 들리겠는지 모르겠다"며 "여기 사람들은 박격포 소리, 탱크 소리에도 별 관심이 없다. 평상시 작전 훈련 때 수시 때때로 들린다. 중면 삼곶리(포탄지점)는 30~40가구가 살고 있고 골짜기여서 북에서 쏜 포는 들을 수 없었을 것이고 군의 대응 사격은 대피를 시킨 후에 쐈기 때문에 인지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면 삼곶리는 지난해에도 대북 삐라에 반발해 북이 쏜 고사총탄이 떨어진 곳인데 그 당시에도 큰 동요는 없었다고 전했다.
▲ 대북방송 확성기. 사진=노컷뉴스 | ||
군 당국이 속시원하게 포탄 흔적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와 궤적기록을 내놓으면 북의 주장에 따른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관련 정보 공개에 신중한 모습이다. 목함지뢰가 터지는 모습을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언론의 포탄지점 접근을 통제하면서 관련 사진이나 영상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공보과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작전 중"이라며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연평도 사격 때는 주민들이 찍은 사진이 공개한 것이고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지금은 야산"이라며 "내일 또 북한에서 48시간 얘기를 했기 때문에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작전 중이라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한다는 것은 전시체제에서는 아닌 것 같다. 현재까지는 공개계획이 없다"며 "저희도 합참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있어 전달받아야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목함지뢰 폭발 북한군 침투영상 공개' 문제에 대해 "침투하는 게 잡히지 않았다. 그게 찍혔으면 북한군을 잡았을 것이다. 영상 장비는 돌아가고 있다. 블랙박스처럼 한쪽만 보고 있는 장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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